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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일하며
나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이름은 ‘핸’. 처음 봤을 때,
그냥 느낌이 좋았고, 묘하게 끌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핸도 나를 처음 보자마자 한눈에 마음에 들었단다.
그 말이 어찌나 기분이 좋았던지.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고,
이상할 만큼 많이 닮아 있었다.
성향도 비슷하고,
생각도 겹치고,
어느새 나는 핸과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핸의 성장 과정을 듣게 되었고
나는… 듣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나만 억울하고,
나만 아프고,
나만 힘들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부끄러워졌다.
나는 힘들면 웅크리고 도망치고
그저 울기만 하던 아이였는데,
핸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단단히 버티고,
해내고,
심지어 주변 사람들까지도
보듬고 있는 사람이었다.
핸은 지혜로웠고,
맑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단단했다.
어느 날, 핸은 나에게
빨강머리 앤 책과
앤의 Q&A가 담긴 책을 선물해줬다.
책장을 넘기며 나는 점점 놀랐다.

핸의 모습이,
그 앤이라는 아이와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다짐했다.
“그래, 나도 앤처럼 피어나고 싶어.”
핸이 러닝을 하고 있었고,
나도 핸처럼 단단해지고 싶어서
그에게 졸랐다.
“나도 같이 뛰고 싶어!”
핸은 웃으며 함께해줬고,
그 덕분에 나는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리고 있다.
러닝을 하며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고,
감정이 정리되었고,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니
몸도, 마음도 함께 건강해졌다.
앤의 책을 읽으며
맑지만 지혜롭고,
사랑스럽지만 단단한
그런 앤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이
내 안에 피어났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나의 내면아이도 이제는 자라야 한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했고,
부족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껏 나는
남을 위해 헌신하면
그 대가로 상처만 받으며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나를 위해,
나를 사랑하며,
나를 보듬고 위로하며 살아가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정말 멋지고 건강한
앤처럼 피어나는,
그림 같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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